사회주의식 경쟁전 오버워치2

예전부터 오버워치의 경쟁전 점수 시스템은 사회주의식이었습니다. 누가 얼마나 잘하든 못하든 결과가 나오면 모두가 동일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역할경쟁에서 힐러 한명이 힐을 하지 않으며 팀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것이 악의적인 것이든 실력의 문제인 것이든 말이죠.
이 상황에서 탱커와 딜러가 힐팩을 찾아먹고 자가 힐이 가능한 영웅을 골라 겨우겨우 게임을 이겼습니다.
그럼 점수는 어떻게 부여될까요? 당연하게도 전원이 동일한 점수를 받습니다.
그러면 졌을 경우에는 어떨까요?
한명의 문제로 게임이 망가졌음에도 연대책임으로써 모두가 동일한 점수를 빼앗깁니다.
이를 막기 위한 팀으로 만나지 않기 기능은 단 3명에 7일이라는 있으나 마나 한 기능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게임에 문제가 되는 사람이 구간별로 3명밖에 없을까요?

지금 말한 내용은 그래도 “생각은 해야”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이니 넘어가도 문제가 매우 많습니다.
우선 핵과 트롤 등의 문제입니다.
이 게임은 핵을 팀원으로 만났을 때 무승부를 해줄 이유가 없는 게임입니다.
핵이 팀원에 걸리면 이득인 것이고, 적에게 걸리면 하기 싫어지는 게임일 뿐입니다.
여기에 재미란게 있습니까? 그리고 핵을 신고해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핵이 있던 판은 정상적이지 못한 판이었기 때문에 해당 경기가 취소됨과 동시에 점수를 복구해야하는 것이 아닌가요?
핵이 있던 판에서 패배한 팀에게는 점수 복구를, 승리한 팀에게는 일정 비율의 점수 회수를 해야 유저들이 핵과 같은 매치에 걸려도 신고를 하고, 게임을 넘기게 되는겁니다.
이기지도 못할 판을 발악까지 해가며 어떻게든 이겨보려다 핵 이용자들의 놀잇거리가 되는게 아니게 된단 말이죠.
트롤에 의해 망가진 판도 마찬가지입니다. 핵과 비슷한 수준의 강한 대응을 해야 사람들이 트롤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 아닙니까.
트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면서 왜 정작 트롤 제재에 대해선 제대로 하는게 없습니까? 그냥 기간제 정지만 조금 주면 끝납니까?
애초에 이 게임 누가 정지당했는지조차 보여주지 않잖습니까

사회주의식 점수제도에 대해 몇가지 더 쓸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 그나마 레이팅 비례 점수가 들어오며 흔히 "매칭억까"라 하는 억울함이 줄어들었습니다만 매우 미미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진 부분도 존재합니다.
이미 레이팅이 망가져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레이팅 만으로 실력을 판단하여 실제로는 매우 고생해서 이겼음에도 "예견된 결과"라고 하거나 우리팀의 실력이 매우 부족하여 졌음에도 "유리"했다며 점수를 더 깎는 상황이 매우 많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매칭 범위가 넓지 않습니까?
탱커는 매우 심해 브론즈와 플레, 골드와 마스터가 매칭되는 등의 상황도 목격됩니다.
이런 상황은 애초에 실력이 안좋은 탱커를 보유한 팀이 이길수가 없는겁니다.
그런데 이를 단순히 "불리"했다며 점수를 덜 깎아주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제 개인의 경험만으로도 이미 이번에 팀원의 싸움, 트롤링, 탈주, 티어 격차 등으로 인해 9연패를 해봤으며, 그 중에 "불리"가 뜬 매치가 6판입니다.
불리하면 뭐합니까? 어차피 점수는 별 차이 없이 감소되지 않습니까

오래 플레이하면 자기 자리로 찾아갈 것이라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한 시즌에 수백 수천판 박으며 위에 나열한 스트레스들을 이겨낼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입니까?
단순히 일하기 싫은 블리자드 개발진들을 위해 유저들이 감수해야할 스트레스인겁니까?

스킬 저지, CC기, 포탑 파괴 등에 점수가 들어가있는 이유는 뭡니까
게임 기여도 또한 점수로 들어가는 이유는 뭡니까

만들어놓고 뭐합니까

절대적인 지표로써는 아니더라도 이를 이용해 대략적인 게임 기여도를 수치화해 점수의 증감에 영향을 주는게 “예견된 결과” 따위보단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경쟁전은 당신들이 의도한대로 메타가 흘러가지 않습니다. 기여도를 기반으로 한 점수의 증감이 메타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순 있으나, 어차피 메타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방향의 패치가 사람들로 하여금 “점수파밍” 등의 행동을 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패턴이 발생하는게 사람들이 스트레스로 게임을 접는 것보단 낫습니다.
점수 파밍 해 봐야 그게 얼마 안된다는건 타게임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게임에 직접 참여하고 승리하는게 점수가 더 높거든요.

상세한 시스템 구성 등을 원하신다면 직접 댓글 달아 요청하세요.
현직자라 어시스트 정도는 어느정도 해드릴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회사에서 공식으로 댓글 다세요.
근데 저 따위가 말 안해도 블리자드의 개발진들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안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