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시리즈를 떠 받치는 양대 기둥 중 하나인 아이템파밍의 영역, 그 중 스토리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볼까 함.
디아블로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인벤토리와 창고가 매우 작아 스트레스 요소였는데 이번 4는 유독 심함. 하루에 한두시간 플래이 하는 직장인이 플래이 타임의 절반 이상을 창고 앞에 서서 인내하며 보내야 함. 이 상황은 디아블로4 개발자가 구시대의 시스템을 아무런 디벨롭 없이 그대로 적용시켜서 강제되는 문제임.
왜 인벤토리가 부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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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레벨에 루팅한 아이템이 이전 레벨에 루팅한 아이템보다 강하다는 보장이 없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레벨 낮은 아이템도 옵션이 좋으면 보관하고 파밍상황을 지켜봐야함. 지난 레벨에 루팅한 아이템을 마음 놓고 버릴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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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각인으로 인하여 이를 위한 희귀아이템과 전설아이템(오로지 위상추출을 위한) 저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 디아2에서는 노란 아이템 중 옵션이 졸업급인 일부만 보관하면 되었고 디아3에서는 그냥 전부 갈아버리면 되었음. 노란 아이템에 대한 저장의 압박이 없었는데 디아4에 이르러서는 빌드의 유동성을 위한 파츠별 노란아이템과 오로지 위상추출을 위한 빌드별 전설 아이템을 따로 보관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음.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의 변화에 맞추어 확장된 창고가 제공되거나 위상시스템을 위한 전용 스토리지 위젯이 별도로 필요 했음에도 디아4 개발진은 어리석게도 이전 시리즈의 답답하고 비좁은 창고를 그대로 던져 주었음. 특히 1번의 사유와 콜라보되어 지난 레벨의 노란템도 강제 보관해야 하는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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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과 해골. 많은 유저들이 지적했던 이야기라 생략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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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P 귀수집. 장착을 위한 아이템 만으로도 창고가 버거운데 귀수집? 귀수집 전용탭을 만드는 것이 옳다고 본다.
창고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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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육성을 어렵게 한다. 이미 본케를 위한 빌드별 파츠아이템으로 창고가 꽉차 버렸는데 부케를 키운다? 힘들게 키운 본케를 지워야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물론 졸업급으로 케릭을 키우면 하위 아이템을 전부 버리면 되지만 디아 유저 중에 졸업급으로 케릭을 키울 수 있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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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동기부여를 무너뜨림. 디아 시리즈는 오래된 게임이고 주 플레이 층도 함께 나이가 들었음. 주요 플레이어 층이 직장인들이고 가정이 있는 경우가 많음. 허락된 디아 플레이 시간이 정말 짧고 소중한데 20분 던전 돌고 30분 창고 앞에 서서 아이템 정리하고 있으면 현타가 옴.
창고정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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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당연히 창고가 작아서 이다. 파츠별, 빌드별, 위상별, 특수목적(생명력, 저항, 방어력, 공속, 이속 등의 보강)을 위한 아이템들을 정리하기에 현재 제공되는 창고는 턱 없이 부족하다. 나에게 필요하지만 공간이 부족하므로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아이템을 심사숙고하여 골라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걸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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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정렬 필터링의 부재. DPS, 방어력, 파츠별, 위상별(위상의 품질 순) 정렬 필터가 없다. 게임상 구현이 정말 간단하고 쉬운 부분인데 개발자들의 안이함이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창고 앞에 서서 건초 속의 바늘 찾기를 하며 매번 시간을 허비하는 기분은 게임 삭제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다음 패치에 필요한 것은?
- 보석류 재료탭으로 이동
- 다양한 형식의 아이템 정렬 필터 제공 (기준의 혼합 선택이 가능한)
- 창고 검색(옵션, 위상) 기능(디아3에 있었는데 왜 4에서는 없어졌는지?)
- 창고 슬롯 확장 (원활한 부케육성 및 PvP활성화)
- 위상각인으로 만든 아이템 식별표기(아이템 정리 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