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관점: 성기사와 핵심 세트 변경에 관해

안녕하세요 ? 다음은 최종 디자인 팀의 수석 디자이너인 알레코 포르스 대신 작성한 글입니다.

티탄이 곧 출시하는 가운데, 이번 확장팩과 그 이후의 성기사를 위해 저희 팀이 연구 중인 새로운 설계의 일부를 보셨을 겁니다. 이로서 성기사는 사제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편하게 되는 직업이 되겠군요. 이렇게 글로 여러분을 만나는 시간을 통해 이러한 변경이 이루어진 이유와, 직업을 조정할 때 고려하는(혹은 고려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유형의 변경을 추진할 때는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가 그 직업을 즐길 수 있는지(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두 번째는 그 직업에 작업할 수 있는 설계의 폭이 얼마나 되는지 입니다.

이런 캐릭터 수정에는 "강함"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 주세요. 이미 강력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왜 성기사를 조정하는지에 관한 여러 질문과 의견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직업 개편에는 그 직업이 얼마나 강하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강함의 정도가 아니라, 직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카드의 숫자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직업의 강세를 쉽게 조절할 수 있고, 실제로도 자주 조정하곤 합니다. 이러한 직업의 강세 조정은 직업 개편이 아닌 정기 밸런스 업데이트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티탄이 출시한 이후에 성기사가 너무 강하거나 약하고, 혹은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사후에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올해 초에 사제를 개편한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고려 사항"인 플레이어의 직업에 대한 즐거움에서 가장 벗어나 있는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제는 설계의 폭이 꽤나 넓었지만, 그 중 상당 부분이 플레이어가 보기 싫어하는 부분에 있었습니다.

성기사에게도 이런 문제가 약간 있었습니다. 일부 플레이어는 성기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너무 기본적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죠. 이런 정서는 수 년간 성기사가 메타에서 그 위력에 비해 과소평가된 데에서 아주 잘 드러납니다.

하지만 사실, 성기사의 더 큰 문제는 두 번째 고려 사항인 직업 내 설계의 폭에 있었습니다. 성기사는 설계하기 가장 까다로운 직업 중 하나였죠. 종종 버프나 신병 성기사, 순수, 버프, 다시 신병을 거쳐 순수… 같이 몇 가지 직업 테마로 계속 돌아가는 걸 발견하기도 했고요… 게다가 "성기사는 공정해야 한다"는 제약까지 있었습니다. 평등과 신의 은총 등 직접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방법은 한정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어떠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으면 직업 특유의 멋진 활약도 할 수 없다는 뜻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한동안 이런 “공정해야 하는” 제한을 단계적으로 허무는 한편, 성기사가 여전히 정의로운 직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오라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과를 미리 알려주는 성격 덕에, 더 교활해 보이는 비밀 주문보다 더 정의롭고 공정하게 느껴지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속 성기사도 오라를 장비의 일부로 지니고 다니니, 더욱 사실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라는 성기사를 설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신규 오라 카드를 제작할 계획이며(확장팩당 한 개 정도), 언젠가는 “오라 성기사” 덱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부활은 이번 확장팩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성기사가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새로운 메커니즘입니다(그런 걸로 하자구요). 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브랜드와 매우 잘 어우러지는 또 다른 효과로, 앞으로 성기사를 연구할 여지를 남길 겁니다. 오라와 부활로 성기사의 설계의 폭이 충분해졌을까요? 아마도요! 그렇지 않다면, 계속 다른 설계의 폭을 찾아보겠습니다.

이런 흐름으로 직업 개편을 할 때 고려하는 세 번째 이유가 나오는데요, 바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직업이 근본적으로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단지 시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고, 적용해 볼 적절한 시기를 찾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번 성기사 개편이 올해 마지막으로 예정된 직업/핵심 세트 조정이지만, 앞으로는 더 유연하게 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성기사와 티탄을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멋진 콘텐츠의 출시를 기대하며, 선술집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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