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때 꽃동네 갔던 이야기

내가 고등학교때 레지오를 했어 그래서 고2때 꽃동네에 봉사를 갔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서울에서 꽃동네에 도착했고 중환자 응급실에 갔었을때의 이야기야.

우리를 안내해준 분이 처음 데려간 곳이 그곳이었거든.

중환자실의 첫 인상은 숨도 쉴 수도 없을 정도의 악취였어.

오줌냄새, 똥냄새, 땀냄새가 범벅이 되어서 코를 엄청나게 자극했어.

코에 똥을 발라도 그 냄새는 아냐.

막 도착해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냄새는 너무 역했어.

우리가 간 곳은 남자병동 이었는데 사람들이 오줌, 똥도 못 가리는지 오줌튜브를 이어놨어 그 밑엔 바닥에 새지않게 대야도 있었고.

그리고 사람들이 중환자 응급실이라 그러는지 다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한 상태였어.

그것까지 알게되니 코가 마비가 되었는지 숨은 어느정도 쉴 수 있겠더라.

그래도 깊이 숨을 쉬면 역한 냄새가 올라오더라.

그런데 안내해주신 분이 데려다만주고 사라져버려서 뭐를 해야할지 몰랐어.

나는 2학년이기도 해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냥 움직였어.

오줌튜브를 비우기로 생각한거야.

그래서 오줌을 받을 대야를 준비하고 밑단을 풀어서 오줌을 비워냈어.

그러고 나니 침대에서 웃음소리도 들리더라.

그딴거 무시하고 난 계속하려 했어.

그런데 인솔해준 아저씨가 돌아와서는 비닐봉투 얇은 것을 아래단을 묶은 뒤 윗단을 꺼츄랑 연결해서 처리하는 것이었다고 알려주더라.

밑단 풀러서 처리하는게 아닌 통채로 버리는 거였어.

아. 멍청한 짓 했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문신도 있는데 중환자 응급실에 있는 어떤 형이 고맙다고 하더라.

그래서 불쌍해서 눈물도 날 것 같았어.

나는 이렇게 온전한 몸을 가지고 있는데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니.

제대로 말도 못해서 쉭쉭대는 바람소리만 들리는 것 같았지만 고맙다고 글을 써주는 것도 보았어.

그런데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게 아니야.

웃음소리.

처음 도착해서 실수를 했긴했지만 웃음소리가 기억난거야.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도 웃을 수는 있나봐.

이것으로 나는 사람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 웃음이 뭔줄 알아?

나는 지금 움직이지도 못하고 똥오줌도 못가리지만 니 행동이 우숩다라는.

비웃음.

ps. 그 날 꽃동네에서 사람이 한 명 죽었어.
우리들이 자고 있는데 웅성대면서 응급실에서 한 사람 죽었다고 웅성거려서 잠에서 깻어.
물론 너무 피곤해서 다시 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