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트롤링, 양학, 패작, 대리문제의 발생원인

오버워치가 오픈베타시절의 명성에 비해 현재는 그 명성을 상당히 잃어버렸다는 것은 현재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나, 이제는 오버워치를 떠난 사람들 모두다 알고 있고 공감하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리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이 바로 제목에도 쓰인 트롤링, 양학, 패작, 대리와 같은 불건전행위들이라는 것 역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불건전 행위들은 오버워치라는 게임에만 한정되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서비스되었던 모든 온라인 게임들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던 현상들입니다. 즉 이것은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한다면 당연히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죠. 왜냐하면 항상 유저들중 일정비율은 불건전행위를 하기위해 게임을 하거나 잠재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블리자드 뿐만아니라 다른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 역시 이러한 불건전행위자들에 대해서 게임이용정지, 계정영구차단등으로 대응해왔지만, 냉정하게 본다면 불건전행위자들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현실사회에서도 범죄자들은 언제나 존재해왔듯이, 온라인게임의 작은 사회내에서도 이러한 반사회적 행위자들은 언제나 무고한 유저들 사이에 섞여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오버워치의 유저이탈사례에서 좀 더 초점을 맞춰야할 부분은 어떤 불건전행위들이 있었고 그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가 보다도, '왜 유저들이 최종적으로 이탈을 결심했는가’에 대한 논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1년전까지는 오버워치를 즐겨했었습니다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이탈을 결심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버워치를 하는 시간내내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 혹은 무료한 느낌만을 받았 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불건전행위자들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저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사람들에 대한 스트레스는 그들에게 익숙해짐에 따라 점차 줄어들었고, 오히려 오버워치라는 게임 그 자체가 주는 만족이 계속해서 줄어든다는 것을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면밀히 보면 오버워치의 사용자경험은 매우 심플합니다.

  1.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기
  2. 게임이 제시하는 목표수행
  3. 1.과 2. 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팀원과의 협력

이 세가지가 바로 오버워치의 유저라면 오버워치를 통해 기본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는 오버워치의 만족을 이루는 3요소가 됩니다. (게임외적인 요소인 사회관계에서의 재미는 배제하였습니다.) 즉, 오버워치의 유저가 가장 큰 만족을 얻으려면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면서 게임이 제시하는 목표를 수행하고 이를 팀원과의 협력을 통해 효율적으로 수행했을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확실히 불건전 행위자들은 전체게임이용자들의 평균적인 만족을 떨어트리는 중대한 요인입니다. 그들은 오버워치의 만족을 이루는 3요소 모두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욕설은 협력을 불가능하게 하고, 트롤링은 협력과 게임의 목표수행 모두를 불가능하게 하고, 양학은 양학을 하는 사람 이외의 다른사름들이 적을 쓰러트리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게임의 목표를 수행하여 얻는 성취감 역시 박탈합니다. 그리고 대리와 패작은 이러한 양학이 오버워치의 일반적이 경험이 되도록 만듭니다.

더욱이 무서운점은 이러한 불건전 행위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나쁜방향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짧게는 10여분 길게는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상황이되면 유저들은 매우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오버워치만의 고유한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바로 그러한 스트레스 상황이 닥쳤을 때 무고한 유저들이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회피란 채팅차단과 같이 불건전행위자들로부터 격리되는 것 뿐만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 만족을 주는 다른 행위에 집중하는 것까지 포괄적으로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오버워치를 비롯한 팀기반 온라인게임을 플레이 한다는 것은 수많은 불건전행위자들과 끊임없이 만나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LOL의 경우에는 초반에 팀원들이 각자 자신의 라인을 관리하다가 중 후반부에야 팀원전체가 협력해서 전투를 수행하기 때문에, 초반부에 팀원들이 서로 협력이 안되고 욕설을 하더라도 각 플레이어가 최소한 자신의 라인 안에서는 상대방을 제압하는 재미, 게임의 목표를 수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게임은 지더라도 한 두가지의 작은 만족정도는 남길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오버워치의 경우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팀전원의 협력을 요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디자인 되어 있어 만약 초반에 협력이 깨지고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그 이후로는 어떠한 만족도 얻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때때로 불건전행위자와 함께 게임을 할지라도 운좋게 전세를 뒤집어 다시 몰입감있는 게임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결코 그러한 일이 보편적인 일은 아닙니다. 여기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할 것은 오버워치의 게임디자인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점들 입니다.

  1. 거의 단일 경로에 가깝거나 혹은 여러갈래의 길이 있더라도 공간이 협소한 맵디자인
  2. AOS처럼 각 캐릭터의 역할 군이 구별되어 있으나 FPS게임처럼 모든 캐릭터가 순식간에 제압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딜러 캐릭터의 숙련도가 좀 더 부각되는 점(특히나 팀원간의 협동수준이 낮은 일반게임에서)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도우메이커, 한조, 트레이서, 겐지처럼 긴 유효사거리와 기동성을 바탕으로 혼자서도 넓은 영역을 순찰하며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공격형캐릭터가 여럿 존재한다는 점
  4. 팀원간의 협력이 반드시 요구되는 경쟁전의 경우 그 스트레스와 승부의 부담에 비해 그것을 감내할만한 동기가 약하다는 점 (수집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스프레이 및 아이콘들과 황금무기가 전부),
  5. 반대로 부담감없이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모드 및 게임탐색기는 주로 일반 경쟁전의 만족에 비해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지 못하며고 , 이들 역시 대체로 에임실력이 기반이 되어야 즐기기 좋아 대다수의 유저가 부담없이 즐기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

이와 같이 오버워치의 유저들은 불건전행위자로 인해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 의해서든 게임으로부터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오버워치내에서 불건전행위를 당하여 철저하게 게임에서 지고 있을 때는 1./ 2./ 3. 의 문제로 인해 리스폰 지점을 벗어나기 조차 어려워지며, 만약 그 경기가 경쟁전 경기였을 경우 그는 큰 스트레스에 처하게 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를 회피하고 다른 만족을 얻기에는 그럴만한 수단이 마땅히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경쟁전을 굳이 스트레스를 참아가면서 지속하게 만들 수 있는 동기 역시 약하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다른 온라인 팀기반 멀티플레이 게임에도 욕설, 트롤링, 양학, 패작, 대리 등은 항상 존재해왔음에도 오버워치유저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오버워치를 이탈한 것은 플레이시간중에서 만족스러운 순간보다 불만족스러운 순간이 더 많을 뿐 인데다가 그러한 불만족스러운 순간에 회피할 수단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일상화된 불건전행위들과 결합해 나쁜방향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유저들을 매우 빠르게 지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이러한 현상이 1개 시즌에서 일어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1시즌째 반복되면서, 불건전행위는 그 수많았던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속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현재 오버워치라는 작은 사회내에서는 불건전행위가 전염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자가보기에는 오버워치의 유저들이 크게 불어났다가 빠져나가는 과정이

  1. 정상유저 -> 이탈
  2. 불건전행위자 -> 제재’
  3. 정상유저 -> 불건전행위자 -> 제재

이 세 형태중 한가지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주목해야할 것은 3.의 경우인데, 이 경우가 바로 왜 불건전유저를 끊임없이 제재해도 계속해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 속에서 만족을 얻을 수단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유저들이 택하는 수단이 욕설, 트롤링, 양학, 패작, 대리등의 반사회적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반사회적 행위를 긍정해서는 안되며, 불건전유저에 대한 제재는 필수적인 사안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유저들의 평균적인 만족을 끌어올리는 것은 그 효과가 유저들에게 잘 체감되지 않는 처벌의 강화 보다도 더 확실하게 그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이런저런 못볼꼴을 본다하더라도 게임자체가 주는 만족이 대체불가능하다면 유저들은 불건전행위자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보다 더 여유롭게 넘길 수 있을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특히 오버워치의 게임디자인에 별생각 없이 웃게 만드는 요소가 적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비슷한 팀기반 게임으로 오버워치에도 많은 영향을 준것으로 보이는 팀포트리스가 시종일관 유쾌한 무드를 띠고 있어 소소한 웃을일이 많았던 것에 반해. 오버워치는 세계관을 전달하는 것에서도 그렇고 게임플레이의 흐름도 그렇고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으면 만족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가 저마다 각각 다른만큼, 게임 안에선 진지함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사람들이 오버워치에서 문제를 덜일으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지한 플레이 뿐만이 아니라 아무생각없이 막 해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뿐더러 경쟁전과는 다른 새로운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는 컨텐츠들도 충분하게 필요합니다.

특히 국내에서도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이 좀비모드와 숨바꼭질 모드로 큰 인기몰이를 했고 지금도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만 합니다. 결국 어떤 게임이든 진지하게 실력만을 갈고닦는 유저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그저 즐기고 싶을 뿐이죠.

원래 FPS장르 자체가 하드코어한 게임장르중에 하나라는 점은 오버워치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만큼, 지금은 오버워치에 에임능력과 상황판단능력에 덜 구애받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모드가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지금은 물을 흐리는 소수의 미꾸라지들에 천착할 것이 아니라 그들로 인해 재미를 잃은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다시 재미를 되돌려주는 것이 더 우선순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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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패작, 대리를 일으키는 게임 내적 요인으로 2가지를 보이고 싶습니다.

  1. 딜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힐탱

딜러에 비해 힐탱이 끼치는 영향은 미미해보이고, 그것을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힐탱에 대한 인식은 ‘딜러의 부속품’ 정도입니다.

자신의 플레이가 인정받지도 못하고, 영향도 없는 것처럼 보이니 힐탱유저들은 재미를 얻기 위해 딜러를 잡거나, 패작을 하기도 합니다(접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그리고 그 결과로 소위 말하는 '딜러충’문제, 앞서 말한 패작 문제가 발생합니다.

  1. fps라는 장르 특성으로 인한 고인물화

fps는 고인물겜이 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에임은 소질과 꾸준한 노력의 결과이므로, 필연적으로 하수와 고수의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게 됩니다.(제대로 하려면 장비도 갖춰야 한다는 건 덤)

결국 이는 진입장벽, 또는 점수를 올리기 힘든 요인이 되고,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에임에 따른 실력차가 심하니 대리,부계로 인한 양학도 빈번히 일어나고요.

이 문제는 오버워치가 fps게임인 이상 해결할 방법도 딱히 없습니다. 에임 덜 타면서 좋은 둠피, 브리, 메르시, 윈스턴 등이 있긴하지만…(시메 좌클릭 유도 기능을 뺀 이유도 모르겠네요.)

그 외에도 밸런스 문제도 있긴 하겠지만… 밸런스가 재미에 직결된다 생각하지는 않아서 안 다뤘습이다. 맥크리, 위도우가 사기였던 1시즌때도 사람들은 재밌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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