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가 좋아서. 같이 시작한 사람 중간에 알게된 사람 모두가 접어도 혼자 묵묵히 거의 매일 게임을 돌린다.
장문철 같은거 보고 아 이런거 고쳐야지 아 저런거 연습해야지 하고 두근거리며 할 일을 마치고 게임에 접속한다.
단 3판. 단 3판만 하면 기분이 불쾌해진다.
게임을 져서? 실력으로 졌으면 진 판도 게임으로서 대결한 것이니 괜찮다.
하지만 단 3판 중 적어도 1번은. 재수 없는 날은 3번을 아래의 이유로 진다.
- 핵
- 고의 패작
- 정치/욕설
- 탈주
- 부계 양학
매번. 정말 게임을 켤 때마다 <감사합니다. 신고해 주신 계정에 대한 제재가 어쩌구>가 뜬다.
그래. 허위신고는 한적이 없다.
오버워치 1이 나왔을 때 오픈베타 해보고 홀딱 반해서 초회 한정판 오버워치를 구매했다. 솔져 스태츄가 들어가 있었고 컨셉북도 이쁘게 담겨 있었다.
한참 재밌게 즐기다가 슬슬. 핵이 나오고 패작이 나오고 정치꾼이 나온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이겨서 환호성도 질러보고 지고 화도 내보고 하면서 이겨냈다.
하지만 다들 끊이지 않는 패작, 핵, 정치질에 질려서 게임을 떠났다. 떠난 사람들에게 왜 떠났는지를 물으면 열에 여덟은 이유가 저 세개다. 나머지 둘은 신캐도 신맵도 안나와서 접는단다.
난 그래도 오버워치를 대체할 대체재가 없어서 남았다. 시네마틱 영상에 스토리텔링도 매우 좋아한다. 세상에 게임이 엉망이라 하기 싫어질 땐 시네마틱을 찾아보고 다시 콧김 훙훙하며 접속하는 나를 보면 나도 어이가 없다.
근데 정말 요즘은. 하루 3 판이다. 단 3 판만 하면 마음이 시들해진다. 여긴 이제 이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골수 팬들과. 한 때 즐겼지만 이젠 망겜이라고 생각해 마구 던지다가 계정이 정지될 때까지 내 맘대로 하겠다는 유저 밖에 남지 않았다. 신규 유입도 거의 없고 유저 수는 점점 줄어간다. 이제 블리자드 친구 창에 오버워치에 접속해 있는 사람이 3%도 안된다.
법이 없고 경찰이 없고 감빵이 없으면 사회는 무법천지가 된다. 신분증도 그렇다. 지금 오버워치는 그렇다. 법은 느슨하고 경찰은 손바닥 세 대 때리고 훈방조치. 감빵에 가려면 꾸준하고 치밀하게 노력을 해야 간다. 신분증 따위는 언제든 새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이게 무슨 시스템이고 게임인지.
…차라리.
문을 닫자.
침몰하고 있는 배에서, 선장마저 키에서 손을 뗐다면. 차라리 이 배는 끝났다고 방송이라도 하라는 말이다. 한 때 즐거웠던 기억이라도 추억하며 기도하다 끝낼 수 있도록.
아니면
좀 잘 하던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