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문충이라 글이 깁니다.
우선 제 얘기를 하자면 저는 초보구요, 최근 사용자 지정 게임으로 컴까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제편에 컴터하나 넣고 적쪽에 컴터 세명 넣어서 2:3으로 즐겼는데, 저는 불사조를 좋아해서 불사조군단을 뽑아서 돌아다니는 걸 즐겨했죠. 그런데 중력자광선이 분명히 캠페인 때는 자동시전으로 토글이 가능했는데 여기서는 안되는거예요. 그래서 그 조그만 움직이는 다발들을 전부 하나하나 클릭하느라 손이 아플 지경이었어요. 그래서 왜 불사조는 자동으로 들어올릴 수 없는지 의문이 생겼죠. 알고보니 멀티플레이어에서는 안된다고 하는데, 왜 멀티플레이어에서는 안되게 하는지 더 의문이 생겼습니다.
오래 전 스타1 대회는 블리자드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었습니다. 마린메딕 잡으라고 럴커를 만들어줬더니 마린메딕 산개 플레이로 럴커를 다 잡아버리는 모습을 선수들이 보여줬죠. 블리자드는 스타1에서 인간의 한계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그 후에 나온 스타2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게임입니다. 전작에 비해 화면 안에 훨씬 많은 개체들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사용 기술이 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있어서 전투에 들어가게 되면 오롯이 전투에 신경써서 최대한 피해없이 승리를 거둬야 합니다. 전작에 비해서 훨씬 싸움과 조합과 컨트롤이 복잡해졌죠.
문제는 이 게임이 유즈맵 '생산과 컨트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투를 하는 와중에도 생산을 할 수 있고, 그걸 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을 이길 수 있어요. 더 있습니다. 전투를 하는 와중에 의료선이나 분광기를 보내서 견제를 한단 말이죠. 그런 것들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전투 중에 해병불곰이 산개를 하지 않으면 맹독충한테 한방에 다 터질 위험이 있어요. 몸이 두개거나 손이 네개라면 좋을텐데 사람은 그렇지가 않단 말이죠. 두 손을 미친듯이 움직여야 될까말까입니다. 그래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모든 플레이어가 선수처럼 하는 것은 아니고, 모두가 선수처럼 하고 싶어하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그런 제가 불사조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일일이 중력자광선 사용할 녀석들(특히 마린들)을 찍어주고 있자니 약간 현타가 왔습니다.
스2는 인간의 한계를 스스로 체감하게 만드는 게임입니다. 아무리 손이 빠르더라도 결국엔 더이상 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좌절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 게임을 만든건 아니겠죠. 블리자드가 스2에서 편의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그래서 편의성 부분에 대해 몇가지 제안을 하려고 합니다.
우선 기술이 있는 유닛들에게 최대한 자동시전 옵션을 부여해줬으면 좋겠어요. 바빠 죽겠는 플레이어가 자동시전에 위안이라도 받으면서 생산 업무를 할 수 있게 말이죠. 플레이어 부재시의 전투라도 대강이라도 할 수 있게끔…또 플레이어가 직접 지휘를 하더라도 전투시의 압박도 줄어들거고요.
그리고 채취를 마친 일꾼들이 자동으로 광물이 있고 일꾼이 없는 넥서스로 이동하는 옵션도 있으면 좋겠고요…이와 같은 생산쪽의 자동화는 최대한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넥서스에 적정 일꾼수를 할당할 수 있도록 해서(마우스 휠로) 그 일꾼 수에 도달할 때까지 돈이 생길 때마다 넥서스에서 자동으로 일꾼을 구입해서 생산하는 것도 있으면 좋겠구요. (건설중인 가스에 일꾼을 놓았을 때 건설 후 자동으로 채취되는 건 좋았습니다. 캠페인에선 그게 안됐는데…)
예약기능 같은 것을 만들어놔서 건설중인 넥서스에 적정 프로브 수를 할당해서 건설완료 되자마자 자기가 알아서 돈쓰고 생산할 수 있게 해주고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생산 시의 불편함이란 것은 건물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게 불편한 거거든요. '나는 지금 생산관련 필요한 일을 다 해두고 싶은데 건물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할 수가 없어서 기다려야해’라는 상황이 반이죠. 시간이 생겼을 때 그 일을 사삭 한번에 처치하면 그게 편하고 재미있는 건데 관문 지어지거나 넥서스 지어지는 거 보고 있느라 그 다음 일을 할 수가 없는게 생산이 빡세지는 이유죠.
예약기능은 테란한테도 좋은데, 건설중인 배럭에 부속건물을 예약해둬서 건설 즉시 짓도록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어지고 있는 건물에 아무런 다른 명령을 할 수 없는건 아쉽습니다. 그게 다 시간이고 노력인데 말이죠. 스2에서는 눈길 한번 주는 것만으로도 플레이어로선 상당히 투자를 한건데… 그렇게 공치면 아쉽습니다.
또한 맹독충으로 고통받는 다른 종족들을 위해서 '행렬’이 가능한 배려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대열을 갖추는 키가 하나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이동중에 W를 누르면 앞열과 뒷열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A를 누르면 대열이 왼쪽으로 벌어지고, D를 누르면 대열이 오른쪽으로 벌어지는거죠. W는 행간을 벌리는 역할, A와 D는 열간을 벌리는 키인거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동중에 W를 누르면 앞행은 그냥 자기 속도로 걷고 그 뒤 행은 조금 천천히 걷고, 그 뒤의 행은 조금더 천천히 걷는 식으로 점차 벌어지는 것입니다.
몇 열로 놓을 것인지에 대한 건 부대 규모별로 달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스타2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건 행렬 기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왔었기 때문에 적은 것입니다. 스2는 전투시의 부대 규모가 엄청난데 다들 뭉쳐서 가다가 폭사당하기 쉽상이잖아요.
행렬은 어택땅 하는 순간 풀어지게 됩니다.(그렇게 해야 합니다) 따라서 충분히 산개된 진형이 만들어졌으면 홀드를 시켜놓고 전투에 대비해야겠죠. 인간적으로 스2에서 손놀림만으로 산개를 시킨다는 건 중노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급박할수록요.
저는 사실 그냥 사용자 지정 컴까기에서 불사조 중력자광선만 자동시전시켜줘도 좋은데…글을 엄청 적어버렸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