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그vs프로토스 밸런스 이게 맞냐?

본인은 2010년 발매 당시 스투 깔아서 만년 다1 찍다가 이제는 나이먹고 게임 뜸하게 해서 다3언저리에서 노는 저그다.

이제 게임에 크게 신경 안 써서 최근 진행한 밸페의 세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게임 몇 판 돌려보면 공허의유산 이후 게임이 점점 도태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예전 같았으면 느낀 점과 개선안으로 장문의 글을 썼겠지만 이젠 여기 보는 사람도 없는 듯하고 대충 말 나오는대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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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보호막 충전소 문제다. 이게 등장했을 때, 자동으로 실드를 채워주기 때문에 실드가 많은 암흑기사나 집정관으로 토스가 수비를 많이 하겠거니 했고 가스유닛을 많이 채우면서 분광기나 광전사 돌리기 등으로 견제하는 양상이 될거라고 예상했다. 근데 집정관이 안죽는 건 물론이고, 아예 사도 광전사 추적자같은 초반유닛도 안 죽더라.

이 충전소 때문에 이전까지 저그가 많이 시도했던 맹독뚫기, 궤멸충러시, 저글링러시 바퀴러시 같은 모든 초반 공세플레이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충전소가 있음으로서 제련소 없이 선관문만으로 멀티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4분이면 공허포격기가 튀어나와서 대군주를 치기 시작한다. 여왕은 점막 밖에서 수혈을 못 쓰게 너프를 당했더라. 전진부화장을 쓰려 해도 제약을 크게 받는다. 그럼에도 앞마당을 돌파해보려는 저그의 시도는 많았을 것이다. 압도적인 물량으로 거의 다 뚫었다… 그때 등장하는 충전소 과충전.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던 건물의 피는 순식간에 풀로 채워지고 토스의 유닛들도 미친듯이 활개를 치기 시작한다. 입구에 세워둔 유닛하나 잡는 것마저 어려워진다. 물론 순간딜이 높은 바퀴를 많이 찍어서 저글링과 점사하면 죽일 수 있긴 하다. 근데 그러면 뭐하겠나, 공허포격기를 못 잡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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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군심때까지는 초반 바퀴찌르기를 매우 선호하던 사람이다. 양심없게 마당 펴는 상대를 족치기에 바퀴+링은 아주 적절한 선택이다. 그리고 테란전은 여전히 빌드에 따라 바퀴 찌르기가 먹히긴 한다. 막히더라도 뽑아 놓은 바퀴는 테란의 지뢰드랍이나 해병 견제를 막을 때 적절한 효율을 발휘한다.
반면 토스전은 오랜 기간 저그의 주력을 담당했던 바퀴라는 유닛의 기능이 상실된 게 아닌지 의심된다. 보호막 충전소라는 건물은 저그가 게임 시작 3분 이후로 가벼운 견제를 아예 할 수 없게 봉인했다. 애매하게 들어가는 견제는 무조건 저그 쪽의 피해만 남기고 끝나기 때문이다. 근데 저그가 3분 동안 뽑을 수 있는 건 발업 안 된 저글링 뿐인데. 결론적으로 충전소를 준 건 저그가 토스 상대로 초반에 견제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따라서 스투 래더 내에서 중급 이상의 토스들은 저그의 초반 견제에 대해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다. 마당 먹으면서 충전소 1개, 트리플 먹으면서 1~2개 깔아주면 아주 쉽게 3베이스를 돌릴 수 있다. 그렇게 쉽게 자원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서 따라 나오게 된 게 요즘 토스들이 열광한다는 김준호식 다수 관문플레이다. HERO 김준호씨가 내 글을 본다면 겜알못이 설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스투를 10년 이상 해온 일반 유저의 평가로 김준호의 관문플레이는 ‘복에 겨워 똥싸는 플레이’ 에 가깝다. 아직까지 아무도 발견 못한 새로운 플레이를 조합해낸 게 아니라, 이미 10년 간 있어왔던 무수한 토스의 트리플 먹고 짜내기가 블리자드의 젓갈같은 패치로 인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뻥튀기 된 버린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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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처음부터 예고된 것이겠지만, 보호막 충전소는 확장을 가져가는 방식에서 프로토스에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강점을 제공했다. 다른 어떤 종족도 트리플 타이밍에 채집건물 하나 짓고 그 주변에 건물 1~2개 세운 것만으로 상대가 모든 자원을 투자해 만든 병력을 막아낼 수는 없다. 가령 테저에서 저그는 링으로 빨리 내려서 자원채집하려는 테란 트리플을 견제하고, 테란은 해병의료선이나 화염차 등으로 3베이스 저그를 다양한 방식으로 괴롭힌다. 물론 그것으로 게임이 끝나지는 않지만, 멀티를 쉽게 가져가려 하면 그만큼 수비에 취약해지므로 멀티를 빨리 가져간 이득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는 리스크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즉 선택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개념이 스투 게임에도 들어가 있고 우리는 그것을 체득하여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프로토스는 이미 마당을 안전하게 먹기 위해 올려둔 우주관문에서 예언자나 공허포격기를 누르기만 하면 3베이스도 아주 안전하게 가져갈 수가 있다. 예전에는 저그의 초반러시라는 카드 때문에 토스의 빠른 멀티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선택이었다면, 현재는 리스크 없는 추가소득으로 인해 토스는 전에없던 호황을 누리며 관문을 빠르게 늘려 도리어 저그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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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토스의 트리플 이후 짜내기는 새로 나온 전술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저그가 이걸 막기 버거워하는 이유는, 충전소로 인해 그때보다 훨씬 빠르게 트리플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넘쳐나는 돈으로 군대를 양성해 저그를 웃도는 물량으로 압박하다가 잠시 10초 정도 숨을 돌려 600~700원만 투자하면 4번째 멀티가 안전하게 돌아가며, 저그가 멀티를 저지하려 해도 연결체 주위에 5초만에 소환되는 병력과, 그를 보호하는 충전소와, 그마저 위태할 때 발동되는 과충전까지 곁들이면 못 막아낼 것이 없다. 예언자가 뻘짓을 안하고 살아있다면 지뢰를 멀티 주변에 깔아주면 저그가 밟고 1분동안 손가락 빠는 장면을 관찰해도 좋다. 그래도 혹시나 뚫리면 어쩌냐고? 그렇게 충전소 비롯한 수비라인이 시간 끄는 동안 이미 토스 주병력이 도달해서 점심먹고 이빨 쑤시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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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라는 게임이 서비스되는 동안, 토스가 종빨로 해먹는 게임도 많았고 테란, 저그도 똑같이 리스크없는 하이리턴을 받아먹고 종빨로 군림하던 시기가 있었다. 게임 서비스를 12년 했으면 이런 정도는 빨리 캐치하고 밸런스패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저프전 사태는 단순히 저그가 토스보다 게임을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무지성으로 해 온 뭐같은 패치, 울트라 하향, 무리군주 하향, 여왕 하향 등이 쌓이고 쌓여 터진 것이다. 최근 패치도 말하자면, 저그는 수혈 하향으로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하향되었는데, 토스는 충전소 하향으로 충전소를 동반한 올인만이 하향당했다. 한쪽은 공격수비를 다 못하게 만들고, 한쪽은 공격이 너무 세니까 이것만 너프할게 ^^. 이게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는 패치인가? 스투 밸런스팀엔 사람이 없나?

? 지금 플토 약할텐데…? 최근에 해보삼?

자유의날개나 군단의심장때 래더느낌으로 하려하니
안되시는거죠…충전소가 까다로운건맞지만
초반에 충전소 여기저기 짓는건 토스에게도
엄청난 부담입니다.

충전소있어도 상황에따라 얼마든지 초반 돌파가능하고
상대가 충전소 도배를했다면

더빠른 빌드업과 테크등으로 압살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위리그는 예전에 비해 상향평준화되어서
더빡세진부분도 있어서 그럴겁니다

보호막 충전소의 회복력이 사기적인건 맞지만 초반 플토가 충전소랑 공포 생산까지 감당해야 하는 압박 요소들도 만만치 않음.
보호막 충전소 방어선의 파훼법을 정 모르시겠다면 플토 픽해서 프저전 때 보호막 충전소 방어 전략을 직접 해보시면 됨. 그러면 그거 뚫고 들어오거나 우회하는 저그유저들을 만나게 될테니 해당 저그유저 리플레이 보고 전략에 응용하시는걸 추천함.

작성자 본인이다. 미안한 얘긴데 본인은 주종이 저그지만 3종족을 다 한다. 재미있는 것은 동일한 사람이 플레이하는데도 현재 시즌 저그와 테란은 MMR 3300 언저리에서 놀고 있는데 토스만 4100에 다다르고 있다.

토스로 우주관문 트리플 후 공허모으기 OR 황금함대 모으기 딱 2개만 썼는데 점수가 이렇게 차이가 난다. 냉정하게 말해서 내 토스를 내 저그나 테란으로 이길 자신이 없다.

난 저그나 테란으로 누구와 11전제 매치를 하면 매 판마다 다른 빌드를 쓸 수 있지만, 토스로는 우주관문빌드 딱 하나밖에 못 쓴다. 본인의 토스 종족의 이해도가 훨씬 낮은데도 빌드 단 하나 깎아서 주종보다 2~3티어 높게 안착한다는 건 프로토스 종족 자체의 완성도, 편리함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요즘은 워낙 게임을 잘 안하니 MMR 4000도 가기 어려운데 프로토스로 서칭 돌리면 종종 4800짜리 테두리그마 달고 있는 테란 매칭해준다.

알고 보니 내 적성이 토스에 적합했던 게 아니냐고? 그렇게 생각해서 마음이 편안해지면 맘대로 해라. 스투 오픈베타 때부터 12년을 한 일개 유저의 평가일 뿐이니.

이번기회에 토스로 완전 갈아타시는게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