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기념 서버 유저 냥꾼 ‘작업실’ 이라고 합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자 합니다.
‘비룡이빨 부적’ 한번 사보고자 한주도 빠짐없이 던젼을 돌며 골드 앵벌을 한지 어느덧 세달정도 됐을 무렵 드디어 5000골을 돌파하며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날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하루를 열심히 보낸 후 집에 와서 검둥 공대 약속을 위해 '비룡 --'을 맘속에 품고 비장한 마음으로 와우를 접속 했습니다. 배고파 하는 펫에게 먹이를 주려고 가방을 여는 순간 눈앞이 싸했습니다. 가방칸이 어지러져 있고 펫 먹이 등, 이빨 빠진 거마냥 군데군데 비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늘한 한기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가방 하단 오른쪽에 54실버라는 초라한 텍스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분명 앞에 먼가 더 있어야 하는데…
함께 와우를 즐겨하는 남편과 시동생에게 골드를 빌려갔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해킹인가… 보이스 피싱 전화 한번 받아본적 없던 제게 이런일이 생길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접속기록을 살펴보니 제가 살고있는 곳은 서울, 평일 대낮에 접속을 할리 없는 내 기록에, 5월 16일 금요일 15시~17시까지 두시간 동안 홍콩, 전주, 일산에서 접속한 기록들이 남겨저 있었습니다. 복구 해줄거라는 왠지모를 막연한 기대감으로 블리자드에 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골드 보상은 어렵고 지원꾸러미를 준다는 친절한 긴 글의 답장을 받아보고 지원 꾸러미를 여는 순간 그동안 제가 상점에 팔았던 다해서 20골드도 안되는 잡템들만 있었습니다. 저는 받아 들이지 못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다시 글을 남겼고 나를 해킹한 아이디 계정은 다 잡아내어 정지 시켰다는 답변과 더이상은 해줄게 없다는 또, 친절한 긴 답변을 받았습니다.
전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피씨방 한번 가본적이 없고, 집 컴퓨터에는 보안 프로그램이 다 깔려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킹을 당했고 인증기를 안쓴건 제 잘못이지만 ‘지원 꾸러미’ 로 대처하려는 블리자드 측의 방향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일을 겪고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보상은 어렵다는 블리자드의 여러번의 답변으로 이 상황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제가 문제인지, 그동안 제가 너무 곡절없이 살아온건지, 와우에 너무 심취하고 있는건지, 와우를 접어야 이 불쾌한 골짜기를 벗어나는 건지…
블리자드 측의 응대 중 파르메니데스의 양과 음에 대한 명언으로 마무리 해주신 GM 르메라시님의 따뜻한 위로가 정말 감사하지만 ,
게임 내 경제에 미치는 여러 악영향등의 부작용 등으로 인하여 지원꾸러미를 드리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블리자드측의 답변이 그저 펑범한 유저로서는 무엇이 악영향이고 부작용인지, 도저히 납득이 안갑니다.
온전히 스스로 감내해야 겠지만 지금 현재 블리자드가 해커들에게, 그리고 해킹당한 유저에게 대처하는 자세는 이대로가 맞는 것일까요? 여러분들의 생각들이 궁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