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가 줫망겜인 이유
옵치 발매하자마자 3년 넘게 지금까지 해온(최고 점수 4236점) 입장에서 오버워치 문제에 대해 말해본다.
참고로 오버워치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게임중 가장 오래한 게임이고, 처음으로 접한 FPS 게임이다.
회사의 노예가 되면서 하루에 길어야 1~2시간 밖에 플레이 못해 실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전성기 때는 하루에 6~8시간 정도), 애초에 캐리력이 떨어지는 서브힐러 유저이다. 아무튼 지금의 옵치는 사실 1시간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저질 게임이다.
온라인 대전 게임은 자고로 승리와 점수를 목표로 해서 성취감을 얻는 것. 롤, 배그, 옵치 등 인기 게임의 가장 큰 요소다.
LOL의 장수 비결과 배그&옵치의 망조를 보면 답이 나오는데, 나는 게임 시스템과 유저 관리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옵치의 문제점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말해본다.
[시스템 문제]
- 시즌 초기에는 블리자드가 옵치 유저들의 의견 반영을 바로 반영 해주었다. 예를 들어 중복픽 금지(5윈스턴 1루시우 혹성탈출 들어봄?), 겐지 궁 시간 감소 및 질풍참 후 근접 공격 딜레이, 자리야 방벽 게이지 40, 아나 평타 딜 감소 등등…
하지만 점차 새로운 픽의 등장하면서 밸런스는 아주 쉽게 망가졌다. 그중에서도 둠피스트가 가장 문제가 컸는데 이는 티어, 조합 등을 불문하고 전설의 1대6 싸움도 가능할 정도의 스킬과 패시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둠피스트 원챔충이 무려 랭킹 1위를 할 정도니 많은 유저들이 둠피스트 너프를 기다렸지만 오랫동안 블리자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질려할 때즈음 겨우 너프 먹이고는 너무 약하다 생각했는지 다시 버프를 먹여서 사람들을 질리게 하였다. 블리자드 내부에서 오버워치에 대한 관리 변화가 급격하게 바뀐 지점이기도 하다. 대회 준비 때문인지, 차기 게임 준비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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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기테의 33조합
힐탱 유저들이 가장 행복했을 시기이자 그들의 마지막 시기. 솔져와 맥크리로도 33을 뚫을만한 딜량이 부족했고, 그나마 씹사기 둠피 고수들이나 가끔 뚫어버리는 최강 조합. 그런데 둠피스트에 대해서는 관대한 블리자드가 이 33조합을 심각하게 보고 조합을 깨뜨리기 위해 큰 행보를 보이면서 게임 자체의 밸런스를 크게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딜러인 리퍼와 맥크리, 솔져, 솜브라 등을 버프 먹이면서 33조합을 깨기 시작했는데, 더이상 그 어떤 탱커들도 나서기 힘들 정도로 딜러들이 너무 강해진 상황이 되었고 심지어 탱커들은 자꾸만 너프를 먹었다. 그리고 힐러들은 말할 것도 없이 고통 받았다. -
티어의 문제
현재 오버워치는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 마스터, 그랜드마스터, 랭커 무려 8티어로 나뉘어져있는데, 그 티어 사이의 구간을 너무 심하게 늘렸다. 다이아에서 마스터로 가려면 무려 500점을 올려야하고, 1승 마다 약 20점을 받는 오버워치는 무려 24연승을 해도 마스터를 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연승해서 승률이 50% 이상일 경우 이길수록 점수를 적게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승률이 높은 사람이 1패라도 할 경우 점수를 많이 떨구는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연승 할 수록 점수를 많이 줘서 실력자들이 빨리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렇게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 오히려 이런 시스템 변화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기 시작하였다.
한 유저가 다이아에서 마스터까지 가려면 24연승을 해도 모자랄 판에, 트롤과 부계, 핵유저를 피해서 깨끗하고 깔끔한 한 게임을 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여기서 오버워치 유저들이 2차로 대대적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1차는 이제 설명하겠다.
[유저의 문제]
- 블리자드의 유저 관리
유저 문제라고 하면 크게 3가지다. 핵, 대리(부계), 트롤. 오버워치에 본격적으로 핵유저가 생긴건 시즌2부터였고 지금까지도 핵이 판을 치고 있다. 핵은 날이 갈수록 발전해서 일반 유저들이 구분하기 어렵게 되었고, 게임 내에서는 핵 의심을 하면 핵무새라고 욕을 먹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핵 의심을 했는데 오히려 핵 의심을 한 유저가 욕을 처먹는 상황은 핵유저 입장에서는 핵쓰기 매우 좋은 환경이 조성 되어버렸다.
심지어 스트리머 중에서도 핵 사용이 빈번히 보였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블리자드는 핵에 대해 확실한 조치를 보이지 않고 유저들에게 상황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으면서 유저들의 불안감을 확실하게 해소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핵이 만연하는데, 심지어 스트리머 방송에 나오는 걸 알면서도, 지금 활동중인 핵유저가 몇명이고 핵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까지 서슴없이 밝히기도 했다(전 서울다이너스티 소속 프로게이머 Miro 방송). 사람들은 시스템 문제에 이어 핵유저들한테까지 고통 받아 접기 시작하였다.
다음으로 대리(또는 부계), 오버워치 랭커 목록을 보면 대리 홍보하는 계정을 자주 볼 수 있다. 대리 사이트도 만연하게 오픈되어 있다. 그런데도 블리자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심지어 대리 출신 프로 선수가 대회에서 활약하게 내버려둔다. 대리를 매우 극혐하고 대리 출신 선수를 아니꼽게 본 프로 선수도 많았고, 대표로 꼽히는 피셔와 이펙트 역시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발언도 하였지만, 오버워치 프로 선수를 은퇴하고 떠나는 것은 이 둘이었다. (그 외에도 오버워치 게임 문제를 지적하며 떠난 선수들도 많다.)
대리나 부계는 자기 실력보다 훨씬 낮은 구간에서 사람들을 양학하며 점수를 빼앗고 그들을 조롱하고, 그들을 무시하고, 핵과 함께 그들을 게임에서 떠나게 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 된다. 심지어 승률이 높을수록 점수를 조금 주는 시스템은 그들의 양학이 좀더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블리자드가 지원사격까지 해준 셈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트롤 문제는 위의 문제들에 비하면 그렇게 큰 비중은 차지 하지 않지만 그래도 페어플레이에 위반되는 행위이다. 하지만 오버워치 관련 글 어디에서도 트롤해서 정지 먹었다는 말은 찾기 어려웠다. 심지어 티어의 구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무려 500점) 어지간히 트롤을 해도 항상 그 구간에 존재하면서 유저들을 괴롭힌다. 이 하나만 문제였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겠지만, 핵과 부계까지 더해지니 사람들은 오버워치 자체를 혐오하게 되었다.
이런 수많은 문제들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블리자드는 아직도 상황을 대처하지 않고, 오버워치 프로 리그에만 몰두하고 있다. 돈이 되는 자본시장에 잠식된 모습 같아 보는 내가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유저들이 떠난 게임의 대회가 앞으로 얼마나 잘나가고 이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나도 이제 오버워치를 접을 것이다.